목차
- 친한 친구와의 대화
- 부호와 조합
- 점자와 이진 부호
- 전등을 분해해 봅시다
- 다른 방법을 찾아봅시다
- 전신과 릴레이
- 우리가 사용하는 열 개의 숫자들
- 십진수 이외의 것
- 비트, 비트, 비트
- 논리와 스위치
- 빌 게이츠? 논리 게이트!
- 이진 덧셈기
- 그렇다면 뺼셈은 어떨까요?
- 피드백과 플립플롭
- 바이트와 16진수
- 메모리를 만들어봅시다
- 혼자서 움직이는 컴퓨터
- 주판에서 반도체까지
- 두 가지 고전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들
- 아스키코드와 문자의 변환
- 버스에 올라탑시다
- 운영체제
- 고정소수점과 부동소수점
- 고수준 언어와 저수준 언어
- 그래픽 혁명
책 소개
다른 방법을 찾아봅시다
지금까지 전기에 대해여 어느 정도 배웠으니 전지, 전구, 스위치, 전선을 이용하여 손전등을 직접 만들어 볼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처음에는 실험적으로 다음과 같이 전지와 스위치는 여러분의 침실에 놓고 친구 방에는 전구를 두고 이것을 창문과 담장을 거쳐 두 가닥의 전선으로 연결하도록 합시다.
그림에는 한 개의 전지만 그려두었지만 실제로는 2개의 전지를 썼을 겁니다. 이 그림과 이후의 그림에서 아래와 같은 기호는 스위치가 꺼진(혹은 열린) 상태를 나타냅니다.
여러분의 집에 있는 스위치를 닫으면 아마도 친구 집에 있는 전등이 켜지게되겠지요.
이제 모스부호를 이용해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겠네요. 손전등이 동작하는 걸 알았으니 이제 친구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또 다른 장거리 손전등을 연결할 차례입니다.
축하합니다! 이제 양방향 전신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두 개의 동일한 회로가 서로 연결되지 않은 완전히 독립적인 형태로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친구가 보내주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겠지요
아래 그림처럼 전선의 연결을 바꾸면 대략 25% 정도의 전선을 줄일 수 있다는 건 어렵지 않게 생각해 낼수 있을 겁니다.
두 전지의 음극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하세요. 전지, 스위치, 전구, 전지로 연결되어 있는 두 회로가 샴쌍둥이처럼 연결되어 있지만, 여전히 각각 독립적으로 동작합니다. 이러한 연결을 공통 연결(common)이라고 부릅니다. 이 회로에서 공통 연결은 왼쪽의 전구와 전지가 연결된 부분에서부터 오른쪽의 전구와 전지가 연결된 부분까지 확장되어 있습니다. 연결들은 점으로 표시되어 있지요.
이것이 별로 특이한 발상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 위하여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일단 여러분 집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면 친구 집에 있는 전구에 불이 들어오겠지요. 그림에서 굵은 선은 회로에서의 전기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로의 다른 부분에서는 전자가 이동하여 완전한 형태의 회로를 구성할 수 있는 부분이 없으므로 전기가 흐르지 않습니다.
친구만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경우에는 친구가 여러분 집의 전구를 제어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굵은 전선은 회로에서 전기가 흐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친구가 동시에 메세지를 보낸다면, 동시에 스위치가 열려 있을 수도, 한쪽은 스위치를 닫고 다른 한쪽은 스위치가 열려 있을수도, 두 스위치가 모두 눌려 있을 수도 있겠지요. 이러한 경우에 회로에서 전기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로의 공통 연결을 통해서는 전류가 흐르지 않고 있습니다.
공통 연결을 이용해서 분리되어 있던 두 회로를 하나로 합침으로써, 두 집 사이에 필요한 전기의 연결을 전선 4개에서 3개로 줄일 수 있었으며, 전선을 사는데 필요한 비용도 약 25% 정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전선을 매우 멀리까지 연결해야 한다면, 다른 전선도 조금 더 없애서 비용을 더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1.5 볼트 D형 전지와 꼬마전구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지만, 100 볼트 전지와 좀 더 큰 전구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정말로 고민해 볼만합니다. 한 가지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회로에서 공통 연결 부분이 구성되어 있다면 이 부분에 실제로 전선을 연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통 연결 부분은 전선 대신 대부분이 무생물인 금속, 돌, 물, 그리고 유기물로 이루어진 지름 약 12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구형 물체로 대체할 수 있으니까요. 네. 그 거대한 구형 물체는 바로 지구입니다. 앞에서 전도체의 특성 중 하나를 배웠습니다. 바로 '크면 클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매우 굵은 전선은 매우 얇은 전선보다 훨씬 더 전도성이 좋다는 것이지요. 이 부분에서 지구는 다른 것을 능가합니다. 지구는 아주, 매우, 많이 크니까요.
지구를 전도체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토마토 밭 근처 땅에 전선을 찔러 넣는 정도로는 부족하지요. 이를 위해서는 넓은 표면적을 가지고 있는 도체를 이용하여 지구와 많은 양을 접촉면을 만들고 이를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한 가지 방법으로는 최소 길이가 2.5미터이고 지름이 1.3센티미터인 구리 막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의 구리 막대라면 지구와의 접촉면을 대략 0.1 평방미터 정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큰 해머를 이용하여 구리 막대를 땅에 잘 묻고 여기에 전선을 연결하면 되는 것이지요. 또한 집에 있는 수도관이 구리로 되어 있으며 수도관이 집 밖으로부터 연결된 것이라면 수도관에 전선을 연결하여 공통 연결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표면에 전기적 접점을 두는 것을 영국에서는 어스(earth)라고 부르며, 미국에서는 접지(ground; 그라운드)라고 부릅니다. 접지라는 말은 전기 회로에서 공통 연결을 표현할 때도 사용될 때가 있으므로 약간 혼동의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장에서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 이상 접지는 지표면과 물리적 연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전기 회로를 그릴 때 접지는 다음과 같은 기호로 표시됩니다.
만일 높은 전압의 전지와 전구를 사용하고 있다면 한쪽 연결에는 접지를 사용 하여 여러분의 집과 친구의 집 사이에 오직 하나의 선만 지나가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접지를 이용 하면 전선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 왜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지에 대해서 질문하는 글)
친구의 집 근처 땅에서 빠져나온 전자는 전구를 거치고, 전선을 거쳐 여러분 집의 스위치를 거치게 될 것이며, 이는 다시 전지의 양극으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4장에서 처음으로 주목했던 것은 회로가 순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었지요. 지금의 회로는 일단 보기엔 그다지 순환 형태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순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V'를 음극이 접지되어 있는 전지로 대체하고, 접지되어 있는 모든 지점을 전선으로 연결해 봅시다. 이 장의 처음에서 보여드렸던 그림과 동일한 형태가 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 쌍의 구리 막대기의 도움을 받으면, 단 두 가닥의 전선만 여러분의 집과 친구의 집 사이의 담벼락을 지나도록 해도 양방향 모스부호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회로는 이전에 보여드렸던 세 가닥의 전선이 집 사이의 담벼락을 지나는 구성과 기능적으로 동일합니다.
이 장에서는 통신의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전에는 시야의 직선상에 있고 손전등의 불빛이 보일 만한 거리인 경우에만 모스부호를 이용하여 통신을 할 수 있었지요.
전선을 이용함으로써 모퉁이를 돌아 시선에서 벗어나는 곳에 있어도 통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거리의 제약에서도 자유로워졌습니다. 이제 긴 전선을 늘어뜨려서 수백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도 통신이 가능하게 된 것이지요.
아 물론 약간의 허풍이 있었습니다. 구리가 전기를 잘 통과시키는 매우 좋은 전도체이기는 하지만 완전하지는 않죠. 전선이 길어짐에 따라 전선의 저항도 따라서 커지게 됩니다. 저항이 커진다는 것은 전류가 적게 흐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전등의 불빛도 점점 흐려지게 되겠지요. 이 문제는 150년 전에 최초의 전신 시스템을 미국에서 유럽까지 연결하던 사람들도 직면했던 문제입니다. 전신 시스템에서 전선의 두께와 전압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전선을 막연히 길게 늘일 수 없다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형태의 전신 시스템에서 구동 가능한 한계는 대략 수백 킬로미터에 불과했습니다. 이 정도는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의 거리인 수천 킬로미터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거리이지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비록 손전등 기반의 전신이 아닌 그보다 이전 형태인 '딸깍- 딱'하는 소리를 내는 전신 시스템에 대한 해결방법이긴 하지만, 간단한 장치를 사용해서 해결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장치는 매우 간단하지만, 이것을 이용하여 컴퓨터 전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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